《한껏 당겨진 은빛 활)》展 은 국내 대표 작가인 김재남, 오세열, 이세현, 이열 4인이 함께한다. 

이번 전시회의 서문을 제공한 대구가톨릭대학교 김동일 교수는 전시 제목인 한껏 당겨진 은빛 달을 셰익스피어, 『한여름밤의 꿈』에서 인용하였는데


달 중에 달은 초승달으로 초승달은 가장 작고 보잘 것 없지만 그러나 가장 날카롭고 세며,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란 점에서 달의 이중성을 그대로,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의미라고 말하며


“4인의 예술가는 달이 갖는 의미의 지평 곳곳에 위치한다. 결국 달은 마음이자 꿈”이라 평했다.


달의 마음, 혹은 차라투스트라의 달:
<한껏 당겨진 은빛 활> 전시에 부쳐

언제부터일까. 사람이 눈을 들어 달을 보게 된 것은.
달에 대한 기록은 보름달만큼 차고 넘친다.

달은 변화한다. 그 변화는 초승달에서 만월까지 가장 먼 극점을 오간다. 또한 달은 변화무쌍한 달의 모습은 모든 신성한 힘의 원천이다. 달은 바다를 끌어 당겨 조석과 해류를 만들고 비와 바람을 일으킨다.

달은 마음이다.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것이 소통이다. 우리는 그렇게 달을 통해 마음을 주고 받는다. 다만 아주 멀리, 그곳이 어디라도, 아무리 깊은 밤이어도.

이번 <한껏 당겨진 활>전은 달의 다양한 상징성을 담는다.

오세열_무제_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116.8×91cm

오세열의 달은 양가적이다.

그가 그리는 사람은 어딘가 불완전하고 부족한 모습이다.

그 사람은 세상사에 상처받은 달동네의 이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차라투스트라, 즉 초인의 뒷모습일 수도 있다.


오세열 (Oh Seyeol)

오세열(1945, 서울)은 최근 '포스트 단색화가'로 불리며 재조명되고 있다.

장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품 제작 과정을 통해 단색화 작가들의 무던함, 인내심 등을 이어 받은 대표 동시대 작가로 손꼽히는 것이다. 

서라벌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학고재 상하이, 조선화랑, 진화랑, 예화랑, 샘터화랑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오는 2017년 학고재, 서울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Frederick Wiseman Collection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열_거울형회화_2024

혼합재료

147×111cm


이열의 달은 거울이다.

그의 거울-달은 그리움을 담는 그릇이다.

그의 거울-달 위에 맺힌 영상은 그리움의 결정이다.

그 결정은 어머니라는 기의를 갖는다.

그러나 그리운 사람은 어머니만은 아닐 것이다.

어머니가 품은 그 아련한 기억은 이열의 거울이 비추는 관객의 마음이다.


이열 (Lee Yeul)

이열 (1955년생) 홍익대 및 동 대학원 회화과 졸업, 한국미술협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민국 미술 인의 날 정예작가상(2012), 한국미술작가상(1998),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최고상(1993),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1990) 등을 수상하였다.

조선일보미술관(1995), 후쿠오카 MA 갤러리(2001), 홍익대 현대미술관(2002), 노화랑(2019, 2023) 등에서 40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인사아 트센터(2021), 예술의전당(2016), 파리국제예술공동체(2015), 금호미술관(2012), 가나인사아트센터(2007), 공평아트센터(2001) 등에서 개최한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스위스대사관, 외교통상부, 한국일보사 등 유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이세현_Between Red-018, SEP01_2023

리넨에 유채

100×180cm

이세현은 관찰자의 조망을 전면화한다.

그의 달은 화면 속 등대와 망루로 형상화된다.

그는 무엇을 관찰한 것일까.

조국의 산하 여기저기에 파편화된 여인의 몸이 어른거린다.

화면을 압도하는 붉은 색조는 냉혹한 현실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세현(Lee, Sea Hyun)

이세현(1967년생)은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 후 런던 첼시 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유학하며 '붉은 산수' 연작을 시작했다.

이후 암스테르담, 서울, 뉴욕, 밀라노, 리즈, 포트마우스, 런던 등 유럽 및 아시아에서 다양한 개인전 및 단체전을 가졌다.

그의 대표작은 '붉은 산수 Between Red'로, 캔버스에 붉은 물감을 칠하고 흰색으로 지워내며 한국의 산과 바다, 집과 정자를 담은 그림이다.

그는 한국 전쟁과 민주화 운동, 분별없는 개발과 건설로 사라진 자연 등 현대의 풍경 속에 담긴 한국의 시대정신과 고통, 이면들을 담아낸다.

현재 그의 작품들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아트컬렉션, 뱅크 오브 아메리카, 미국 로레인배릭 컬렉션, 스위스 버거 컬렉션, 영국 올 비주얼 아트,

중국 제임스 리 컬렉션, 서울시립미술관, 하나은행, 인천 파라다이스 리조트 등 유명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김재남_닿을 수 없는 지점, 보이지 않는 시점-Étretat(France)_2024

캔버스에 목탄, 송진

130×130cm

김재남은 바다의 작가다. 그의 바다는 달의 달이다. 달은 지평선 저편 해를 반사한다.

김재남의 바다는 그 달빛을 또한 반사한다.

그런데 김재남이 최근 바다가 여수의 그것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여수바다는 유난히 짙고, 푸르며, 검고, 깊다. 또 거칠다.

맹렬한 파도는 흑백의 명암 속에서 강렬하게 부딪는다.

여수 바다는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해방 후 여수와 순천이 겪은 아픔을.


김재남 (Kim Jae Nam) 

김재남(1971~)은 전라남도 여수에서 태어나고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였으며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 하였다.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디자인영상학부에서 강의 하였고 현재 건국대학교(서울) 현대미술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작품 활동으로는 주요개인전 노스텔지어(홍익대 현대미술관, 서울), 두개의 섬 프로젝트(csp111Artspace, 서울)와 표류하는 영웅들프로젝트(금호미술관, 서울)가 있으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고 싱글채널 실험영상 외 단편영화 가시바다, 파꽃, 축제, spring of osaka를 제작 하였다.


이 전시는 달 이미지을 직접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4인의 예술가는 달이 갖는 의미의 지평 곳곳에 위치한다.

결국 달은 마음이자 꿈이다.
달이 비추는 관객의 마음은 또 어떤 모습일까?
전시장에서 확인해 보자.

_김동일(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문화사회학)